④ 권리금은 안정인가, 잠금인가

처음에는 권리금이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안심이 되었습니다.

이미 투자한 금액이 있으니 쉽게 나가지는 않겠지, 공실 위험은 낮겠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권리금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Step.1 시설은 업종을 고정시킵니다

매장 안에는 대형 냉장·냉동 설비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천장 가까이 닿을 만큼 큰 설비였고,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설비가 존재하는 한, 업종은 자연스럽게 정해져 있었습니다.

권리금은 결국 이 시설을 기준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업종은 사실상 고정되었습니다.


Step.2 사람은 바뀌었지만 업종은 그대로였습니다

운영자는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권리금이 있는 구조에서는 같은 업종으로 승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설비를 철거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는 사람만 바뀌는 구조를 반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Step.3 승계 주기는 점점 짧아졌습니다

초기에는 1년 가까이 버티던 운영자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승계 주기는 짧아졌습니다.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해 빠르게 다음 임차인을 찾으려는 흐름이 생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매장은 점점 소모되었고, 시설 관리도 이전만 못해 보였습니다.

구조는 개선되지 않은 채, 운영자만 교체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Step.4 안정처럼 보였던 구조가 임대료를 압박했습니다

나는 권리금이 있으니 공실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승계가 반복될수록 매장의 체력은 약해졌고, 임차인의 협상력은 더 강해졌습니다.

“이 구조로는 힘들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월세를 조정해주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권리금으로 업종은 유지되었지만, 임대료는 점점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Step.5 권리금은 단기 안정, 장기 고착이 될 수 있습니다

권리금은 단기적으로는 공실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업종 구조가 맞지 않는 상태에서 권리금이 반복 승계를 만들면, 구조는 바뀌지 않은 채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사람을 바꾸는 데 기대를 걸었지 구조를 바꾸는 선택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차이가 이후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 한 줄 정리
권리금은 공실을 줄여줄 수 있지만, 업종 구조가 맞지 않으면 반복 승계와 임대료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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